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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rban Ghoshal
Senior Writer

“엔비디아, 데이터센터용 칩 인터커넥트 기업 엔파브리카 CEO 영입·핵심 기술 확보” CNBC

뉴스
2025.09.223분
GPU엔비디아

업계 전문가는 엔비디아가 엔파브리카의 기술력을 자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결합해, 차세대 초거대 모델 학습 클러스터를 더욱 효율적으로 제공하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Nvidia high-performance chip technology
Credit: gguy / Shutterstock

엔비디아가 칩 인터커넥트 전문 기업 엔파브리카(Enfabrica)의 CEO와 일부 직원을 영입하고, 9억 달러(약 1조 원) 규모의 계약을 통해 핵심 기술을 라이선스했다고 CNBC와 IT언론사 더인포메이션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8일 보도했다.

오픈AI, 앤트로픽, 미스트랄,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주요 기업이 생성형 AI를 구동하기 위해 요구하는 방대한 연산 수요는 엔비디아에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바로, 대규모 워크로드를 감당할 수 있는 통합형·내결함성 GPU 클러스터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엔비디아는 2023년 9월부터 엔파브리카에 투자해왔으며, 전문가들은 엔파브리카 기술의 통합이 클러스터 효율을 높이고 차세대 AI 모델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컨설팅 기업 에베레스트그룹(Everest Group)의 수석 애널리스트 라치타 라오는 “엔파브리카의 슈퍼NIC(SuperNIC)과 풀드 메모리 패브릭을 도입하면 엔비디아는 칩 클러스터 내 데이터 이동 속도를 높이고, 기존 네트워크 한계를 넘어 클러스터를 확장하며, 고비용 HBM(고대역폭 메모리)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라오는 여기서 엔파브리카가 내세우는 ‘가속 컴퓨트 패브릭 슈퍼NIC(Accelerated Compute Fabric SuperNIC, ACF-S)’ 칩을 지목했다. 엔파브리카에 따르면 ACF-S는 데이터 집약적 AI 및 HPC(고성능컴퓨팅) 환경에서 더 높은 대역폭, 낮은 지연 시간, 향상된 복원력, 그리고 데이터센터 운영자를 위한 확장된 프로그램 제어 기능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

엔파브리카는 또 ACF-S가 기존 GPU 포인트투포인트 연결 대신 멀티패스 아키텍처를 적용해 네트워크 혼잡을 줄이고 데이터 분배를 개선하며, GPU 링크 장애가 발생해도 연산 작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보장한다고 주장한다.

포레스터의 수석 애널리스트 찰리 다이는 엔비디아가 주목하는 또 다른 기술로 ‘엘라스틱 메모리 패브릭 시스템(Elastic Memory Fabric System, EMFASYS)’을 꼽았다. 지난 7월부터 상용화된 EMFASYS는 표준 네트워크 포트를 통해 독립형 장치에서 AI 서버가 메모리 대역폭과 용량에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다이는 “ACF-S와 EMFASYS의 결합은 엔비디아가 GPU 활용률을 높이고 총소유비용(TCO)을 낮출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며 “이는 하이퍼스케일러와 최첨단 AI를 개발하는 대규모 언어 모델 기업에 중요한 지표”라고 분석했다.

‘인재 확보형 인수’의 확산

엔비디아의 9억 달러 규모 계약은 엔파브리카의 리더십과 핵심 기술을 흡수하는 형태로, 실리콘밸리에서 확산 중인 ‘인재 확보형 인수 (acqui-hire)’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는 전통적 기업 인수 대신 핵심 인재와 지적 재산 확보를 우선시하는 방식이다.

메타는 올해 초 143억 달러를 투자해 스케일AI(Scale AI) 설립자 알렉산드르 왕과 주요 인력을 영입하면서 스타트업 지분 49%를 확보, 슈퍼인텔리전스 부문을 신설했다. 구글은 24억 달러 계약으로 윈드서프(Windsurf) CEO 바룬 모한과 R&D 인력을 합류시키고, 스타트업의 에이전트형 코딩 툴을 제미나이 AI 플랫폼에 도입했다.

MS와 AWS도 각각 인플렉션AI(Inflection AI)와 어댑트(Adept)와의 계약을 통해 핵심 인재를 흡수했다. 인플렉션AI의 공동설립자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MS AI 부문을 맡게 됐고, 어댑트 공동설립자 데이비드 루안(David Luan)은 AWS의 AGI 프로젝트를 주도하게 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흐름이 규제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본다. 라오는 “엔파브리카를 해체해 인재와 기술을 흡수한 엔비디아는 빠르게 움직이며 제품 중복 문제를 피하고 규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통합 과정에서 생기는 불필요한 짐 없이 필요한 자산만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라오는 “미국 FTC가 MS-인플렉션, 아마존-어댑트 계약을 조사하고 있는 만큼, 엔비디아의 이번 전략도 당국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라며 “그럼에도 엔비디아는 스타트업이 독립 상태로 남는 것보다 자사에 합류할 때 혁신 속도가 빨라지고 업계 병목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울 수 있다”라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보도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엔파브리카 역시 이메일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dl-ciokorea@foundryco.com